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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주교마산교구 청소년국

2015.03.11 13:21

책소개 - 니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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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니








    •        


     

    • ‘우리도 모두 니니였다!’
      이 세상의 모든 니니들을 위한 책! 

      우리는 모두 자신만의 어린 시절 추억을 갖고 있다. 친구와 함께 놀이터에서 뛰어놀던 일, 엄마 말씀 안 듣고 떼쓰던 일, 나만의 비밀을 간직했던 일, 강아지와 함께 놀았던 일, 시험을 잘 봐서 기분 좋았던 일, 부모님 몰래 친구와 재밌는 일을 꾸몄던 일 등 어린 시절을 떠올리면 추억거리가 하나둘 생각날 것이다. 우리가 어린 시절을 그렇게 보낸 것처럼 지금의 어린이들도 똑같이 자신들만의 세계에서 이야기들을 하나하나 만들어 나가고 있다. 
      가톨릭출판사(사장 홍성학 아우구스티노)에서는 그러한 어린이들의 세계를 담은 ‘엄마와 딸이 함께 보는 니니의 천방지축 성장 일기’ 《니니》를 펴냈다. 이 책에는 초등학생의 시선으로 본 삶과 주변 사람들의 모습, 그리고 그 안에서 일어나는 크고 작은 일들이 담겨 있다. 주인공 니니가 여러 상황에 어떻게 적응해 나가는지, 또 주변 사람들과 어떻게 관계를 맺고 성장해 나가는지 재미있고 유쾌하게 풀어냈다. 또한 니니의 일상, 그리고 니니와 함께하는 사람들(니니의 엄마와 아빠, 친구들, 할머니, 이웃집 할아버지 등)을 사랑스럽고 유쾌한 그림으로 표현하여 읽는 재미가 한층 더하다. 
      《니니》는 열 살짜리 꼬마 니니의 일상 속에 어린이들이 품고 있는 궁금증, 두려움, 꿈과 소원, 비밀, 멋진 순간들 등 다양한 이야기를 녹여 낸 책이기에, 특히 니니 또래의 딸을 둔 엄마들이 읽는다면 니니의 모습을 통해 다양한 상황 속에서 아이가 하는 생각을 들여다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니니는 밤에 인형 메에를 안고 자는 보통 여자아이예요. 니니가 보통 아이라고 해서 남들과 똑같다는 말은 아니에요. 세상의 모든 아이들은 절대로 똑같을 수 없거든요. 또 니니가 보통 아이라고 해서 평범하다는 말도 아니에요. 엉뚱하고 기발한 생각이 머릿속에 가득 차 있거든요. 니니에게는 하루하루가 신나고 아름다워요.
      …… 니니의 행동과 생각은 너무너무 재미있어요. 그래서 이 책은 단숨에 읽게 되지요. 하지만 다 읽은 책을 그냥 내려놓으면 안 돼요. 《니니》는 그냥 그렇게 내려놓기에는 아까운 특별한 책이거든요. 책장을 덮는 순간 더 많은 이야기를 상상할 수 있는 큰 매력을 가지고 있지요.                            

      - 소중애 동화 작가의 ‘추천의 말’ 중에서

      엉뚱하지만 마음 착한 니니의 매력이
      책 속에 가득!

      니니는 엄마와 단둘이 살아가는 아이다. 엄마 아빠와 함께 살고 싶긴 하지만, 생일 파티도 엄마와 한 번, 아빠와 한 번, 이렇게 두 번이나 할 수 있고 선물도 두 개를 받을 수 있어 좋은 점도 있다고 말하는 긍정적인 아이다. 니니의 생각과 행동은 무척 엉뚱하고 재미있다. 니니는 친구 루이사와 우산으로 낙하산 놀이를 하기도 하고, 손꼽아 기다리던 첫영성체 날에는 계단 난간을 미끄러져 내려오는 바람에 하얀 드레스를 엉망으로 만들기도 하는 장난꾸러기다. 하지만 한쪽 귀가 잘려나간 기니피그를 사다가 ‘반 고흐’라는 이름을 지어 주고 정성껏 키우는 마음 착한 아이기도 하다. 
      또 니니는 궁금한 것이 무척이나 많은 아이다. 첫영성체를 한 뒤로 하느님이 어디에 계시는지 너무나 궁금하던 중에 본당 신부님이 미사 중에 한 말을 듣고 예수님을 가엾게 생각하는 장면은 어린아이답게 천진난만하고 또 착한 니니의 마음이 잘 담겨 있는 부분이다. 

      본당 신부님은 미사 중에 빵을 축성하면 빵 속에 예수님이 계시게 되고 이를 통해 예수님은 하느님의 어린양이 되어 세상의 죄를 없애신대요. 루이사와 나는 신부님의 말이 옳다고 믿었어요. 그래서 우리는 가엾은 어린양이 아플까 봐 언제나 성체를 아주 조심스럽게 입안에 넣었어요.                                                    
      267쪽

      예수님이 정말 감실 안에 계시는지 궁금한 나머지, 아무도 없는 빈 성당에서 감실에 노크하며 예수님을 불러 보기도 하고, 예수님이 성체 안에 계시니까 그 성체를 투명한 비닐로 잘 싸서 책갈피나 마스코트로 쓰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니니. 게다가 열기구를 타고 하늘로 올라가서 세례를 받으면 하늘에 좀 더 가까이 다가가는 거니까 하느님도 자기를 더 가까이에서 볼 수 있어 좋을 거라는 생각까지……. 이 책 곳곳에는 니니의 엉뚱하고도 기발한 생각이 가득 담겨 있어 읽는 내내 니니의 매력에 푹 빠지게 될 것이다. 


      감실 문을 열려고 했을 때 심장이 미친 듯이 쿵쾅거렸어요. 하지만 문은 열리지 않았어요. 그래서 나는 조심조심 감실 문을 두드리며 아주 작은 목소리로 물었어요.
      “예수님, 그 안에 계세요?”
      아쉽게도 예수님은 대답하지 않았어요. 아마도 예수님은 빵 안에 들어가고 어린양이 되느라 피곤해서 자고 있었거나 아니면 그냥 얘기할 기분이 아니었나 봐요.
                                                                  
      268쪽

      성체를 투명한 비닐로 잘 싸서 책갈피나 마스코트로 쓰면 정말 멋질 거예요. 
      …… “그렇게 하면 예수님을 늘 몸에 지닐 수 있어. 원하는 게 있으면 그냥 비닐로 싼 성체만 문지르면 돼. 그러면 소원을 이룰 수 있어.”   
                                                                                      
      270쪽

      엄마, 아빠와 한집에 살았을 때에는 여름휴가를 앞두고 늘 말다툼이 있었어요. 엄마는 바닷가, 아빠는 산에서 휴가를 보내자고 우겼어요.. …… 이제 엄마, 아빠는 각자 원하는 곳으로 휴가를 가는데, 나는 다행히 산과 바다를 모두 좋아해요. 그래서 결혼하더라도 휴가 문제로 싸우지는 않을 거예요. 다니엘도 산과 바다를 모두 좋아하는 나를 만나서 무척 다행이에요. 물론 다니엘은 이런 내 생각을 아직 눈곱만큼도 몰라요. 이건 나만의 비밀이니까요.

      179-180쪽

      소중한 순간들을 통해
      삶을 배울 수 있는 책! 

      니니의 하루하루는 우리 아이의 일상과 다르지 않다. 신나서 웃기도 하고, 슬퍼서 울기도 하고, 친구와 싸우기도 하고, 또 때로는 엄마에게 야단을 맞기도 한다. 그러한 여러 상황 속에서 니니가 느끼는 생각이나 감정이 이 책 속에는 고스란히 담겨 있다. 그래서 모든 상황을 니니의 입장에서 ‘니니’가 되어 바라볼 수 있다. 게다가 니니 특유의 재치와 유머가 곳곳에 담겨 있어 더욱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
      또한 이 책에서는 여러 주변 인물들이 곳곳에 등장하여 재미와 감동을 준다. 엄마와 아빠, 단짝 친구 루이사, 학교 친구 프레데릭과 나디네, ‘여시’라 불리는 담임선생님, 외할머니, 샤롯 이모, 리카르트 삼촌, 이웃에 사는 하벨캄프 할아버지, 이웃집 꼬마 넬레, 기니피그 반 고흐까지…… 그들은 니니와 함께 삶의 순간순간의 이야기들을 만들어 낸다. 

      “우리도 나중에 사이가 멀어질까?”
      내가 묻자 루이사는 고개를 크게 가로저었어요.
      “아니,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을 거야. 우리는 가장 친한 친구잖아.”
      루이사는 잔디 잎 하나를 하늘 높이 집어 들고는 그게 영원한 우정을 상징한다고 말했어요. 또 우리가 잔디 잎을 15분 동안 높이 들고 있으면 영원히 친구로 남을 거라고도 말했어요.                                        

      57쪽

      해가 지지 않은 이른 시간에 우리는 창고 뒤편에 있는 작은 동물 묘지에 반 고흐를 묻었어요. 녀석은 내 새 운동화가 들어 있던 검은 종이 상자 안에서, 솜과 민들레로 만든 침대에 누워 고요히 잠들어 있었어요.
      루이사와 다니엘, 자크, 막스, 넬레까지 모두 반 고흐의 장례식에 왔어요. 브로커호프 아저씨와 아줌마, 뤼크 아줌마도 왔어요. 그들은 모두 내 손을 잡거나 나를 안아 주며 매우 슬프다고 말하면서 위로해 주었어요. …… 장례식을 마친 뒤 우리는 테라스에 모여 피자를 먹으면서 반 고흐에 관한 추억을 얘기했어요. 모두들 키우던 애완동물을 잃었을 때의 심정을 얘기해 주었는데, 신기하게도 위로가 되었어요.                                         

      171-172쪽

      작년 여름에 우리가 어둠 속에서 첩보원 놀이를 하고 있을 때, 갑자기 버치가 우리 쪽으로 달려와 으르렁거리기 시작했어요. 테라스에 앉아 있던 하벨캄프 할아버지는 우리가 그 변태 아저씨인 줄 알고 “이 나쁜 놈, 맛 좀 봐라!” 하고 소리쳤죠. 물론 버치에게 한 말은 아니었어요. …… 하벨캄프 할아버지가 총으로 풀숲을 휘저으며 외쳤어요.
      “거기 누구야?” 
      그러자 막스가 꾸민 목소리로 말했어요. “우리는 땅속에 사는 난쟁이들이에요.” 
      …… 할아버지가 소리쳤어요. 
      “이런 고약한 녀석들!”                                                                            

      138-139쪽

      이처럼 니니가 보내는 매일매일 삶 속에는 재미있는 순간도 있고 슬픈 순간도 있으며 감동적인 순간도 있다. 그리고 그 곁에는 항상 부모님이나 친척, 이웃들이 있다. 어린이들은 이 책을 통해 주변 사람들과 함께 살아가며 사랑과 우정, 삶과 죽음, 배려와 친절, 희망과 행복 등을 배우고 성장해 나가는 니니의 모습을 지켜 볼 수 있을 것이다. 또한 니니의 모험 같은 일상을 따라가며 흥미를 느끼는 데에서 더 나아가 자신의 일상이나 주변 사람들의 소중함도 깨닫게 될 것이다. 

      “엄마! 난 죽는 것이 끔찍해요. 왜 죽을 수밖에 없어요?”
      엄마가 내 손을 잡고 말했어요. 
      “니니야, 그건 대답하기 어려운 문제란다. 우리보다 훨씬 똑똑한 사람들이 그 문제에 대한 답을 찾느라 이미 골머리를 썩였지. 하지만 우리가 모두 죽을 운명이라서 삶은 그만큼 더 소중해. 언젠가는 이 세상의 삶이 끝난다는 걸 아니까 우리는 더 착하고 의미 있게 살려고 노력하는 거야.” 
      엄마가 내 손을 꽉 쥐며 계속 말했어요. 
      “생각해 봐! 10년 전에 너는 이 세상에 없었잖아. 그런데 갑자기 네가 태어난 거야. 그 일은 지금껏 내가 경험한 일 중에 가장 큰 기적이었어. 언젠가는 나도 죽고 너도 죽겠지. 하지만 너도 언젠가 아이를 낳을 거야. 그런 것처럼 사라지는 모든 것에서 다시 새로운 것이 자란단다. 그리고 우리가 진심으로 사랑하는 사람은 결코 마음속에서 사라지지 않아.”                                                                                         
      169-170쪽

      나는 엄청 피곤했지만 정신만은 또렷했고 정말 행복했어요. 나는 강아지가 생겼다는 사실을 아직도 믿을 수 없어서 부드러운 털을 계속 쓰다듬었어요. 나는 오늘 아침 엄마한테 받은 생일 카드에 그려져 있던 소녀와 강아지를 떠올렸어요. 그때만 해도 강아지가 생길 거라고는 짐작도 못했어요. 나는 엄마의 어깨에 머리를 기댔어요.
      “니니야, 무슨 생각해”
      “하루하루가 참 재밌고 행복하다는 생각을 했어요.”
      나는 대답하고 나서 강아지랑 들판을 달리는 기분은 어떨까 즐겁게 상상해 보았어요.

      308쪽


      엄마와 딸이 함께 보며
      마음을 나눌 수 있는 책!

      이 책은 특히 엄마와 딸이 함께 보는 책답게, 엄마와 딸의 관계가 눈에 띄는 대목이 여럿 있다. 니니가 애지중지 키운 기니피그 반 고흐를 하늘나라로 떠나보내고 울고 있을 때 엄마가 다른 말 대신 그저 따뜻하게 안아 주는 모습이나, 생일이면 늘 호두 케이크를 직접 만들어 축하해 주는 엄마와 감동받아 눈물을 흘리는 니니의 모습, 그리고 생일을 맞아 학교 수업을 빼먹고 엄마와 함께 여행을 떠나 행복한 시간을 보내는 모습 등을 보면서 엄마들은 미래 자신과 아이의 모습을 상상하기도 하고, 과거를 떠올리며 미소 지을 수도 있을 것이다. 

      엄마는 케이크를 들고 살그머니 내 방에 들어와 침대 옆에서 생일 축하 노래를 불러 줬어요. 내가 침대에서 일어나 앉자 엄마는 뺨에 쪽 소리가 나도록 뽀뽀하더니 “내 예쁜 강아지, 니니야! 생일 축하해!”라고 말했어요.
      ……그러곤 자리에 앉아 엄마가 쓴 카드를 읽었어요. 카드에는 자전거를 타고 들길을 즐겁게 달리는 소녀와 그 옆에서 뛰노는 강아지가 그려져 있었어요. 나는 카드를 읽으며 눈물을 흘렸어요. 반 고흐가 죽었을 때 엄마도 무척 마음이 아팠다고 쓰여 있었거든요. 또 엄마는 아직도 내가 강아지를 진심으로 원한다면 진지하게 고민해 보겠다고 썼어요. 
      눈물이 나서 글자가 흐릿하게 보였어요. 나는 고개를 끄덕였고 코가 막혀서 킁킁거리며 숨을 쉬었어요. 우리는 아침 식사를 했고 호두 케이크도 먹었어요. 그런 다음, 나는 선물 꾸러미들을 풀었어요.

      286-287쪽


      책 속으로

      거실에서 아줌마와 이야기를 나누는 엄마 목소리가 들렸어요. 사비네 아줌마가 말했어요.
      “부모가 이혼한 집에서는 애완동물이 아이한테 특별하대. 신문기사에서 읽은 적 있어.”
      나는 귀를 쫑긋 세웠어요. 엄마랑 아줌마가 내 얘기를 하고 있었으니까요.
      사실 난 강아지를 정말 키우고 싶어요. 그게 엄마랑 아빠가 이혼했기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요. 어쨌든 강아지가 있으면 함께 산책하고, 막대기를 던져서 물어 오라고도 하고, 항상 내 말을 잘 듣게 할 거예요

      14-15쪽, 기니피그를 샀어요

      엄마가 거실에 들어오며 밝은 목소리로 인사했어요. 하지만 곧이어 책으로 만든 우리, 새 친구 기니피그, 양탄자 여기저기에 널려 있는 당근 조각들을 보고는 깜짝 놀란 나머지 멍한 표정을 지었어요.
      “이게 다 뭐야?”
      그렇게 묻는 엄마의 목소리는 더 이상 다정하지 않았어요.
      “얘는 새 친구 기니피그인데 반 고흐라고 해요.”
      “새 친구 기니피그라니 대체 무슨 말이야? 맙소사, 어디서 이런 흉측한 걸 데려왔어?”
      “오늘 샀어요. 물론 내 돈으로요. 그리고 엄마, 얘는 못생기지 않았어요. 장미 무늬만 없을 뿐이에요.”
      엄마는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나와 기니피그를 번갈아 보고는 잔뜩 화가 나서 말했어요.
      “세상에, 꼭 새끼 쥐 같구나! 아이에게 이런 걸 팔다니 뻔뻔스럽기도 하지.”

      27-28쪽, 기니피그를 샀어요

      엄마가 미소 띤 얼굴로 물었어요. 
      “첫영성체를 꼭 하고 싶은 이유가 뭐니? 선물 때문에?”
      “아니요, 그것 때문만은 아니에요. 선물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도 내가 누군지 궁금해요. 내가 가톨릭 신자인지, 개신교 신자인지, 아니면 채식주의자인지 알고 싶어요. 엄마, 난 이교도예요? 그래서 하늘나라에 갈 수 없나요?”
      내가 겁먹은 목소리로 물어보자 엄마가 웃음을 터뜨리며 말했어요.
      “니니야, 넌 내 작은 천사야. 물론 하늘나라에 갈 수 있단다. 하지만 너무 일찍 가지는 않았으면 좋겠어.”

      47-48쪽, 반 고흐의 세례

      “반 고흐,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너에게 세례를 베푸노라!”
      내가 엄숙하게 말하자 루이사가 샴페인을 반 고흐 머리 위에 병째 부었어요. 반 고흐는 깜짝 놀라 한쪽으로 도망갔어요. 하지만 루이사는 녀석을 쫓아가며 샴페인을 계속 부었어요. 반 고흐는 침대 옆에 까는 작은 양탄자처럼 잔디 위에 납작 엎드렸고 털도 완전히 젖었어요. 나는 녀석이 꼼짝 않길래 엄숙한 기분이 들었나 보다 생각했어요.
      “반 고흐, 넌 세례를 받은 거야. 이제 너도 죽으면 하늘나라에 갈 거야.”
      ……
      “그런데요, 아줌마! 반 고흐가 세례를 받고 나서 얼마나 좋아하는지 몰라요!”
      우리는 모두 우리 안을 들여다보았어요. 정말 반 고흐는 우리 속을 정신없이 빙빙 돌다가 잠깐씩 바닥으로 고꾸라졌어요. 그 녀석은 기뻐서 춤을 추는 것 같았어요.

      63-65쪽, 반 고흐의 세례

      아빠는 한 시간쯤 뒤에 출발할 텐데, 극장에 가기 전에 아까 얘기했던 여자아이를 데리러 갈 거라고 말했어요. 그리고 공연 후에 아빠 친구를 소개해 주겠다고 했어요. 할머니가 내게 물었어요.
      “니니야, 벌써부터 기대되니?”
      나는 아빠 무릎 위에서 이리저리 미끄럼을 타며 말했어요.
      “글쎄요. 조금 기대는 돼요. 그런데 아빠, 내가 전혀 알지도 못하는 애를 왜 데리러 가요?”
      아빠가 흐뭇한 표정으로 말했어요.
      “니니야, 그 아이는 아주 좋은 애란다. 이름이 파미나야. 그리고 파미나의 엄마도 아주 좋은 사람이야. 이번 공연에 나오는 배우고 우리 표를 구해 주었어. 좋지?”
      그런데 ‘좋은’이란 단어를 너무 많이 써서 아빠가 꼭 광고에 나오는 사람 같았어요.

      82-83쪽, 아빠의 특별한 초대

      나는 그날 저녁 분위기가 평화롭지 않겠다는 예감이 들었어요. 아빠는 내게 손톱만큼의 관심도 보이지 않았고 유치하게도 저녁 내내 수산네 아줌마와 파미나하고만 얘기했어요. 아빠는 음식이 나왔을 때만 딱 한 번 나에게 관심을 보였어요. 파미나가 열 살밖에 안 됐는데도 젓가락질을 할 수 있으니 얼마나 대단하냐며 아빠가 칭찬했어요. …… 파미나는 큰 소리로 몇 번이나 같은 얘기를 하며 만두를 집어 내 코앞에 들이댔어요. 그때마다 그 애의 분홍 팔찌들이 짤랑거렸어요.
      “너희 둘은 벌써 좋은 친구가 되었구나.”
      나는 아빠가 정말로 파미나와 나한테 한 말인지 의심스러웠어요.

      106-107쪽, 아빠의 특별한 초대

      하벨캄프 할아버지는 이웃집에 살아요. 엄마는 할아버지가 꼭 감시원 같대요. 엄마가 퇴근할 때나 장 봐 온 물건들을 차에서 내릴 때마다 희한하게도 할아버지는 자기 집 차고 앞에 서서 이쪽에 대고 큰 소리로 외쳐 댄대요.
      “잠깐만, 헤르츠펠트 부인! 할 말이 있어요. 당신네 울타리를 빨리 손봐야겠어요! 가지들이 웃자라서 내 차가 드나들기 힘들어요.”
      할아버지는 언젠가 우리 집 앞마당이 ‘동네의 수치’라고 말한 적도 있어요. 잡초뿐만 아니라 모든 화초가 그저 무성하기만 하다는 거죠. 그 말에 엄마는 “하벨캄프 아저씨, 그건 아저씨가 걱정할 일이 아닌 것 같은데요.”라고 맞섰어요. 하지만 다음 날 엄마는 나를 화단으로 내보내 팔이 저릴 때까지 잡초를 뽑게 했어요.

      119쪽, 불멸의 정원사

      “하벨캄프 할아버지!”
      큰 소리로 불렀지만 할아버지는 앞에 놓인 긴 나무줄기들을 계속 자르기만 했어요. 창고 뒤편에는 나무줄기들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었어요.
      루이사와 나는 눈짓을 주고받은 다음, 할아버지 앞에서 폴짝폴짝 뛰었어요. 그제야 할아버지는 우리를 쳐다보더니 하던 일을 멈추었어요.
      “이 진드기 같은 녀석들, 무슨 일이야?”
      루이사가 ‘진드기’라는 말에 웃음을 터뜨렸어요.                                     

      140쪽, 불멸의 정원사

      나는 반 고흐에게 곡예를 가르칠 수 없어 아쉬워했던 일과 개가 있으면 더 좋겠다고 생각했던 일이 떠올라 더 크게 흐느꼈어요. 그때 갑자기 누가 나를 껴안았어요. 집에 돌아온 엄마가 나를 꼭 안아 준 거예요.
      “니니야! 가여운 내 딸!”
      …… “엄마! 이건 너무 불공평해요. 가엾게도 반 고흐는 정말 안 좋은 일만 겪었잖아요. 처음에는 다른 기니피그들한테 한쪽 귀를 물리더니, 이번에는 펩시한테 물려 죽고……”
      “그래, 니니야. 네 말이 맞아. 녀석은 정말 안 좋은 일을 많이 겪었어. 하지만 한편으로는 커다란 행운을 누리기도 했단다. 비록 짧은 시간이었지만 너랑 함께할 수 있었잖니.”

      166-167쪽, 하늘나라로 간 반 고흐

      “엄마! 난 죽는 것이 끔찍해요. 왜 죽을 수밖에 없어요?”
      엄마가 내 손을 잡고 말했어요.
      “니니야, 그건 대답하기 어려운 문제란다. 우리보다 훨씬 똑똑한 사람들이 그 문제에 대한 답을 찾느라 이미 골머리를 썩였지. 하지만 우리가 모두 죽을 운명이라서 삶은 그만큼 더 소중해. 언젠가는 이 세상의 삶이 끝난다는 걸 아니까 우리는 더 착하고 의미 있게 살려고 노력하는 거야.”
      엄마가 내 손을 꽉 쥐며 계속 말했어요.
      “생각해 봐! 10년 전에 너는 이 세상에 없었잖아. 그런데 갑자기 네가 태어난 거야. 그 일은 지금껏 내가 경험한 일 중에 가장 큰 기적이었어. 언젠가는 나도 죽고 너도 죽겠지. 하지만 너도 언젠가 아이를 낳을 거야. 그런 것처럼 사라지는 모든 것에서 다시 새로운 것이 자란단다. 그리고 우리가 진심으로 사랑하는 사람은 결코 마음속에서 사라지지 않아.”
      엄마와 나는 한동안 말없이 나무들만 쳐다봤어요. 나는 할머니가 된 엄마 모습을 상상해 보려 했지만 잘 그려지지 않았어요.
      “난 엄마가 죽는 게 싫어요. 엄마는 꼭 오래 살아야 해요!”
      나는 엄마의 손을 꽉 잡았어요. 엄마는 미소 띤 얼굴로 금방 죽지는 않을 거라서 손을 그렇게 꽉 잡을 필요는 없다고 말했어요. 그리고 아주 오래오래 살아서 백 번째 생일을 나와 내 아이들이랑 함께 지낼 테니 걱정 말래요.
      “넌 그때 초 백 개가 꽂힌 커다란 케이크를 선물해야 해! 초가 하나라도 빠지면 혼날 줄 알아!”
      반 고흐가 죽은 다음, 내가 웃음을 되찾은 건 그때가 처음이었어요.

      169-170쪽, 하늘나라로 간 반 고흐

      “아빠, 나도 곧 세례를 받아요.”
      그때 갑자기 멋진 생각이 떠올랐어요.
      “좋은 수가 있어요. 내가 열두 살이 될 때까지 기다릴 게 아니라 내 세례식을 열기구 위에서 하는 게 어때요? 엄마더러 본당 신부님한테 물어보라고 하면 돼요. 그러면 하늘에 좀 더 가까이 다가가는 거니까 하느님도 나를 더 가까이에서 보실 수 있잖아요.”

      185쪽, 세례받는 날

      “엄마, 오늘 엄청 행복해서 잠이 안 올 것 같아요.”
      엄마는 내게 뽀뽀하고 나서 바나나를 가져다주었어요. 난 바나나를 먹으면 잠을 잘 자거든요. 정말 효과가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바나나를 먹고 나자 갑자기 몸이 무거워졌어요.
      나는 스르르 눈을 감았다가 금방 다시 떴어요. 오늘 있었던 일들을 새 일기장에 적어야겠다고 생각했거든요. 하지만 겨우 한 문장밖에 쓰지 못했어요. 그래도 그 안에는 내가 쓰고 싶었던 모든 말이 들어 있었어요.
      “오늘은 내 생애 최고의 날이었다.”
      나는 첫 장에 이렇게 적고 나서 그대로 잠들어 버렸어요.

      227-228쪽, 내 인생 최고의 날

      “있잖아요, 엄마! 걱정하지 말아요. 지금 당장 현금 인출기로 가서 돈을 찾으면 되잖아요.”
      엄마가 눈을 휘둥그레 뜨더니 ‘끙!’ 하는 소리를 냈어요.
      “니니야, 현금 인출기에서 돈을 찾으려면 통장에 돈이 있어야 해. 네 저금통처럼 엄마 통장이 비어 있으면 한 푼도 꺼낼 수 없어.”
      “그래요?”
      나는 조금 놀랐어요. 난 어른들이 현금 인출기에서 언제든지 돈을 찾을 수 있는 줄 알았거든요.

      234쪽, 엄마의 비밀

      내가 루이사에게 말했어요.
      “우리 엄마한테 비밀이 생겼어.”
      “비밀?”
      루이사가 호기심에 찬 얼굴로 나를 쳐다보았어요.
      “네 엄마가 금괴 상자를 지하실에 숨기기라도 한 거니?”
      “야, 루이사! 우리 엄마가 만화에 나오는 구두쇠 스크루지 맥덕인 줄 알아? 우리 엄마한테 금괴가 어디 있어?”
      “그럼 비밀이 뭔데?”
      나는 나쁜 일이라도 꾸미는 사람처럼 소리 죽여 말했어요.
      “엄마는 어제저녁에 회의가 있다고 외출했는데.”
      “그런데? 그건 비밀도 아니잖아.”

      247쪽, 엄마의 비밀

      첫영성체를 한 뒤로 나는 하느님이 어디에 있는지 궁금했어요. 하느님을 본 적도 없고, 얘기를 나누지도 못한다는 게 아쉬웠어요. 나만 얘기할 뿐 하느님이 대답한 적은 없잖아요.
      “엄마, 하느님은 어디 있어요?”
      엄마는 하느님이 하늘에 계시고 내가 차에 치이지 않도록 지켜 주신대요. 그리고 내가 간절히 원하는 것이 있으면 하느님께 청할 수도 있대요. 예를 들면 누가 건강해지기를 바란다거나 받아쓰기 시험에서 하나도 안 틀리는 것처럼 중요한 일들에 한해서요.
      나는 원하는 것을 이미 하느님한테 부탁해 보았지만 하나도 들어주지 않았어요. 엄마와 아빠가 다시 사이좋게 지내게 해 달라고 저녁 기도 때 다섯 번이나 청했는데, 아무런 변화도 없었어요. 강아지를 갖게 해 달라는 기도도 마찬가지였어요. 소원을 이루기는커녕 다른 집 개가 반 고흐를 물어 죽이기까지 했잖아요. 하느님은 너무 높은 곳에 있어서 내 말이 잘 안 들리나 봐요.

      265-266쪽, 하느님은 어디에?

      본당 신부님은 미사 중에 빵을 축성하면 빵 속에 예수님이 계시게 되고 이를 통해 예수님은 하느님의 어린양이 되어 세상의 죄를 없애신대요. 루이사와 나는 신부님의 말이 옳다고 믿었어요. 그래서 우리는 가엾은 어린양이 아플까 봐 언제나 성체를 아주 조심스럽게 입안에 넣었어요. 
      나는 예수님이 빵 속에 들어가고 어린양이 되는 과정을 완전히 이해하지는 못했어요. 그냥 요정이 병 속으로 들어가는 것과 비슷하지 않을까 생각했어요. 예수님의 몸이 병이 아니라 금빛 성합 속으로 들어가고, 신부님이 언제나 흰 보자기를 성합 위에 조심조심 씌워 ‘감실’이라는 작은 상자에 넣는다는 점만 달랐어요. 나는 ‘감실’이란 단어에 “열려라, 참깨!” 주문처럼 마법의 힘이 들어 있는 것 같았어요.

      265쪽, 하느님은 어디에?

      지난 일요일에 나는 미사가 끝난 후 성당 기둥 뒤에 숨어 있었어요. 신자들이 성당에서 모두 나간 것을 확인한 뒤에 예수님이 정말로 감실 안에 계시는지 살펴보려고 앞쪽으로 살금살금 걸어갔어요. 성당 안은 무척 조용했고 엄숙함이 감돌았어요.
      감실 문을 열려고 했을 때 심장이 미친 듯이 쿵쾅거렸어요. 하지만 문은 열리지 않았어요. 그래서 나는 조심조심 감실 문을 두드리며 아주 작은 목소리로 물었어요.
      “예수님, 그 안에 계세요?”
      아쉽게도 예수님은 대답하지 않았어요. 아마도 예수님은 빵 안에 들어가고 어린양이 되느라 피곤해서 자고 있었거나 아니면 그냥 얘기할 기분이 아니었나 봐요.                               

      268쪽, 하느님은 어디에?

      엄마는 늘 하던 대로 나를 데리고 아래층으로 내려갔어요. 나는 눈을 감은 채 엄마를 따라갔고 거실에 가서야 다시 눈을 뜰 수 있었어요. 거실에는 커다란 생일상이 차려져 있었는데 식탁에는 꽃들과 포장한 선물 꾸러미들, 갓 구운 빵, 잘게 썬 파를 넣고 휘저어 만든 달걀 요리, 둥글게 놓인 하늘색 나무 촛대에 꽂은 열 개의 초가 있었어요. 
      나는 엄마를 꼭 껴안으며 말했어요.
      “정말 멋져요, 엄마!”
      그러곤 자리에 앉아 엄마가 쓴 카드를 읽었어요. 카드에는 자전거를 타고 들길을 즐겁게 달리는 소녀와 그 옆에서 뛰노는 강아지가 그려져 있었어요. 나는 카드를 읽으며 눈물을 흘렸어요. 반 고흐가 죽었을 때 엄마도 무척 마음이 아팠다고 쓰여 있었거든요. 또 엄마는 아직도 내가 강아지를 진심으로 원한다면 진지하게 고민해 보겠다고 썼어요.
      눈물이 나서 글자가 흐릿하게 보였어요. 나는 고개를 끄덕였고 코가 막혀서 킁킁거리며 숨을 쉬었어요.

      286-287쪽, 평생 잊지 못할 특별한 하루

      엄마가 물었어요.
      “자, 이제 우리 뭐할까?”
      내가 배에 손을 얹으며 큰 소리로 말했어요.
      “지금은 배가 너무 부르니까 담요를 깔고 누워요. 내가 첫 문장을 말하면 엄마는 그걸 받아서 이야기를 지어내요.”
      우리는 바람을 막아 주는 자리를 찾아 담요를 깔고 그 위에 편히 누웠어요. 내가 생각을 가다듬으며 말했어요.
      “자, 시작할게요. 옛날에 산딸기를 따던 소녀가 있었어요.”
      “좋아. 한번 해 보지 뭐.”
      엄마는 타고난 이야기꾼이에요. 내가 어렸을 때 엄마는 매일 저녁 새로운 이야기를 지어내서 들려주었어요.

      297-298쪽, 평생 잊지 못할 특별한 하루

      나는 어떤 말로 엄마를 설득할 수 있을까 고민했어요.
      “이 녀석은요, 펠릭스 아저씨 같은 거예요. 아저씨도 엄마를 기다렸잖아요. 엄마가 기침하며 진료실에 들어서는 순간, 펠릭스 아저씨는 그토록 기다리던 사람이 엄마라는 걸 금방 알았다고 했잖아요.”
      그제야 엄마가 미소를 지었어요. 그러고는 한숨을 쉬며 말했어요.
      “그래, 이게 숙명이란 말이지?”
      내 팔에 안긴 강아지가 엄마를 바라보며 낑낑거렸어요.
      내가 어리둥절해서 물었어요.
      “숙명요? 그게 뭐예요, 엄마? 누구 이름이에요?”

      306쪽, 평생 잊지 못할 특별한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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